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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현 Rihyun Kim

매 순간 우리는 유행과 트렌드의 홍수 속에 살고 있고 우리의 기회비용 역시 그 대류를 따른다. 또한, 트렌드에 얼마나 순종하고 있는지가 서로를 판단하는 지표의 하나로 자리잡기에 이르렀다. 언제 부턴 인가 내 취향과 맞지 않은, 혹은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트렌드에도 이끌려 가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나와 맞지 않음을 인지하면서도 트렌드에 부합했다는 성취감은 마치 마약과도 같았다. 나는 소비문화와 연계된 욕망을 역 추적한다. 욕망의 근원을 탐색하고 오늘날 우리의 판단이 과연 우리 자유의지에 의한 것인지 질문한다.

오늘날 우리는 욕망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의 욕망을 재생산하는 체계이다. 이를 대변하듯, 들뢰즈와 가타리는 끊임없이 욕망을 생산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욕망하는 기계’ 로 정의했다. 욕망은 자본주의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며, 자본주의사회는 자본이라는 신체 위에서 끊임없이 욕망을 생산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들이 전도되어 욕망이 자본주의 사회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자본주의 사회구조가 인간의 욕망을 구조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욕망이 인류와 산업의 발전에 촉매역할을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으나, 소비는 사실상 인정욕구 충족의 중심축이 되었다. 나아가 인간의 욕망으로 변질된 소비문화는 정체성과 소비재의 변화를 유도한다. 이렇게 재단된 틀에 의해 욕망과 소비의 순환은 무한히 팽창하는 듯 보인다. 나는 그저 거대한 욕망의 순환고리를 연결하는 도구일 뿐이다. Daydream은 서양종교에서 비롯한 ‘에덴’ 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때묻지 않은 이상향인 에덴동산을 현대로 끌어와 욕망이 결합된 ‘제 2의, 현대의 에덴’을 만든다. 욕망의 에덴에 등장하는 자연물은 '실재'가 아닌, 주관적 관념 속에 재창조된 가상의 자연을 묘사한다. 꽃은 욕망에 기생하는 인간의 자아를 표현하며 그 상징인 다이아몬드로 치환되었다. 환영적 에덴은 욕망을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찬양한다. 욕망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목적이 아닌, 욕망 속 나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욕망에 대한 가감 없는 직시는 비극적인 현실에서 도피하게 하는 대신 삶을 정화하고 옹호하며, 때로는 평범함에 가치를 불어넣어 칭송하게 한다. 이것은 예술적 환영이 제공하는 순기능과 일치하며, 작품으로써 존재 의의이기도 하다.

나는 이 작품을 아이들과 함께, 특히 가족단위로 감상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서로 욕망의 정의에 대해 의견을 나누어 보고, 서로가 욕망하는 것,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의견을 공유하기 바란다. 동심에서 우러난 아이들의 욕망은 순수하고 진취적이며, 솔직하고 직관적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순수한 욕망을 보며 심적 정화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어릴때 부터 이미 욕망의 시스템 안에서 세뇌 당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과정 속에서 작품의 의도를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모두가 욕망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다짐의 장이 될 수 있길 희망한다.

- 김리현

작가이력
2021 DAYDREAM, 핑크갤러리
2020 김리현 개인전, 아트허브 온라인 갤러리
2019 EDEN.exe, 그림손 갤러리
2018 WYSIWYG-What You See IS What You Get, 미술세계 갤러리
2016 세상에서 가장 비싼 이야기, Gallery is

수상
성신조각회 2018, '올해의 작가상'
23회 국제미술교류협회 '우수작가상'
26회 구상조각대전 '특선'
25회 구상조각전 '특선'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조소과 박사 수료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조소과 석사 졸업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부산 예술고등학교 졸업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출강, 성신교육대학원 출강,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출강